나의 이야기

미국에서의 마지막 날

하정미 2008. 8. 11. 22:21

지금이 미국 시간으로 새벽 5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간...

 

이제 조금 있다가 아침먹고 샌디에고를 출발해서 하숙집 아주머니랑 두리랑 함께

 

 LA공항에 가서 오후 1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가면 한국 시간으로 12일 저녁 8시 반쯤 도착할 예정...

 

지난 한 달동안 여기서 참 잘 지내고...

 

두리가 여기서 대학을 다닐 준비를 잘 마치고...

 

지인들은 다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두리는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해서 그곳에서 공부하는 잔의 가이드로 학교 여기 저기를 자세히 돌아보고

 

잔을 쫏아내고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잤던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하나님께서 두리를 이 학교로 인도하시려고

 

그러시는 건지... 하여튼 나도 두리도 스탠포드 대학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버클리 대학은 몇 년 전에 가봤는데 춥고 별로 느낌이 없었는데...

 

하여튼 그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된다.

 

미국에 있는 한 달 동안 스케쥴도 하나님께서 너무 잘 조정해 주셔서.

 

한번도 무리가 없이 잘 진행되었다. 혹시 겹치는 일이 생기면 한 가지는 저절로 취소가 되고... ㅋㅋㅋ

 

어제는 교회에서 아이들 보는 곳에 두리가 한 달에 이틀을 예배시간에 아이들을 봐주는 봉사를 하기로 신청을 하였다...

 

거기에 가면 봉사도 하고 미국 아주머니들이랑 이야기도 많이하고...

 

내가 한국에 가고 나면 하숙집 아주머니가 그 동안 교회에 속상한 일이 있어서 몇 년을 안다니셨는데...

 

두리랑 함께 꼭 교회에 다니 나가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나님께서 아주머니가 다시 교회에 나가시도록 인도하시기 위해서 우리를 이 집으로 보내셨나보다...

 

신기하게도 두리가 운전면허가 25세 이상의 운전면허 소지자가 옆에 타야만 되도록 하는 허가라서

 

내가 함께 가지 않으면 어른이 누가 함께 타야 운전을 하니까 하숙집 아주머니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교회에 다니시게 되었다.

 

주일 오전 예배는 두리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저녁예배는 두리 혼자서 버스타고

 

다니기 좀 위험하니까 아주머니가 함께 두리차를 타고 같이 가야되니까... 정말 잘 된 일이다.

 

교회에서 잘 아는 다른 아주머니들이 모두 우리 하숙집 아주머니가 다니 교회에 오시도록 기도하고 있었다고...

 

오늘 아침에는 마음이 복잡하고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아침에 일찍 잠을 깨었다.

 

스탠포드에 있는 잔은 오늘도 굶지는 않았는지...

 

그 학교 기숙사에는 밥도 안준다네... 따로 해먹도록 되어있는데... 잔이 돈이 없어서...

 

잔 아버지는 아들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굶는데도 어떻게 도와주지 않는지...

 

자기는 잘 먹고 잘 살면서...

 

잔 어머니는 아들이 굶는데 잠이 오는지... 자기 목구멍에 밥이 잘 넘어가는지...

 

참 이해하기 힘들고 마음이 아프다... 독립심도 좋지만... 상황을 봐 가면서 먹는 건 해결하도록 해야지... 독일 사람들 우찌 그리 독한지...

 

그래서 독일에 독이란 글자가 들어가나???

 

잔은 쌀밥에 김싸먹는 것도 무지 좋아하는데... 쌀이라도 한포대 사다주고 왔어야 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잔네 어머니는 잠만 잘 주무실텐데... 내가 걱정이 되어서 잠이 안오네...

 

잔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한국에 부산 장신대학교 학생들보다 더 힘든 학생이 여기 풍요의 나라 미국에 있을 줄이야...

 

하나님께서 잔을 크게 들어쓰실줄로 믿는다...

 

잔보고 학교 다 졸업하고 뭐하고 싶냐고 하니까 훌륭한 의사가 되어서 오지에 있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ㅋ 밥 굶을 소리만 골라서 한다...

 

정말 착한 사람은 타고 나는 것 같다...

 

내 주변에 신실하고 착한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여기서 만난 선욱언니 남편도 그리고 현욱이 남편도 그리고 켈리 교수님이랑 길 교수님 교회에 아주머니들 할머니들도

 

모두들 너무 착하고 정직하고 좋은 사람들이라서... 하나님께 감사...

 

이렇게 좋은 사람들에게 두리를 부탁하고 떠나게 되어서 정말 정말 감사...

 

모두들 두리에게 자주 전화해서 필요한 거나 모르는거 있으면 말하고 도와달라고 하라고 자기들이 신신당부...

 

잔은 두리보고 꼭 스탠포드 와서 같이 공부하자고...

 

모르는 거 자기가 다 가르쳐주고 저녁에는 자기가 안전하게 꼭 데리고 다니겠다고...

 

하나님께서 두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가 계획하지 않아도 앞으로 갈 길을 이모 저모를 통해서

 

열어주시고 인도해 주시고...

 

어제 켈리 교수님께서 내가 간다고 미리 자기 서재를 뒤져서  사회사업사전을 찾아서 나보고 가져가라고...

 

챙겨두었다고 주시는데 완전 감동 받았다...

 

자기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사회사업 사전이 필요없으시다고... 가장 아끼는 제자에게 주시고 싶다고...

 

부족하고 항상 도움을 받기만 하는 제자를 아끼시는 교수님께 너무 감사...

 

헤어지면서 눈이  뻘겋게 되어서 눈물을 글썽이는 교수님을 뵈면서 나도 마음이 무지 아팠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내가 가고 없는 동안에 천국가셔서 다시 못 볼가봐 항상 안타까와하신다...

 

두리에게 꼭 나대신 자주 찾아뵙고 교수님집에 있는 풀장에서 수영도 하고 그러라고 신신 당부를 하고...

 

선욱 언니는 우리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 미국으로 와서 같이 살자고...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미국에도 그리고 여러나라에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