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사논문 최종통과 후에...

하정미 2011. 6. 26. 17:07

지난 목요일날은 박사논문 삼심이 있었다.

사심까지 갈 지 아니면 다음 학기로 넘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별로 기대하지 않고 삼심에 들어갔다.

교수님들의 지적사항들을 다 듣고 잠깐 나가 있으라고 심사위원장 교수님께서 말씀하셔서 나가서 복도에서

기다렸다.

 

다섯 분 중 한 심사위원 교수님께서 도장을 가지러 연구실에 가셨다. ...

도장을 가지러 가셨다는 이야기는 이번에 최종 통과가 결정되어서 박사학위에 도장을 찍어 주신다는 거...

복도에서 너무 감격스러웠다. 전화로 지인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삼심을 다 마치고 교수님들과 다섯명의 박사지원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2차에 갔다.

나는 이미 교수님들께서 너무 잘 아시므로 모두 폭탄주를 마시는 자리였는데... 내것만 특별히 물을 부어서

나누어 주셨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모두 폭탄주 마실 때 물만 몇 잔 드리켰다.

다른 분들이 노래하고 술마시는 동안 나는 꾿꾿하게 앉아있었다. 손뼉만 치고 물마시면서...

아직도 내가 박사학위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아서 얼떨떨한 모습으로...

2005년도에 박사과정 들어와서 별별 일을 다 겪으면서 참 늦게 마무리하는 입장이라 뭐

할 말도 없고...

 

 

그런데 다른 사람들 노래하고 춤춘다고 밖에 나가고 나랑 부산대학교 교수님 한 분이 우연히 마주보고

앉아있게 되었는데... 그 분이 내가 박사과정 하면서 사실 가장 많이 나를 힘들게 한 분이었는데...

갑자기 "내가 하선생에게 그 동안 화를 많이 내었지... 미안하게 생각하네... 내가 정식으로 사과하네..."라고

하시면서 악수를 청하셨다.

 

 

정말 얼떨떨했다...  일단 악수를 하고 괜찮습니다라고 하였는데... 머릿 속이 복잡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릿 속에서 지나가면서... 내가 겪었던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

과 핍박받던 일들이 기억났다.

하나님께서 나를 지금껏 지켜주시고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참 여러 번 내가 그만두려고 했고... 또 교수님들과의 문제로 사실 쫏겨날 수도 있었던 경우가 많았는데...

참 많이 미움받는 박사과정 학생이었는데... 어떻게 학위를 받게 되었는지...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영광을 돌리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다시 한번 기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