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두리 국민일보기사

하정미 2015. 4. 11. 12:33

[미션&이슈-세월호 참사 1년 크리스천 3인이 말하는 그후] 책임지지 않는 사회 인권변호사돼 세상을 밝게

팽목항 자원봉사 이후 진로 수정 한두리 부산장신대 3학년

 
[미션&이슈-세월호 참사 1년 크리스천 3인이 말하는 그후] 책임지지 않는 사회 인권변호사돼 세상을 밝게 기사의 사진
10대 시절 그의 꿈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어 예수님의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 미국에서 대학 다니다 2012년 귀국, 국내 대학에 재입학해 사회복지를 공부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부산장신대 사회복지상담학과 3학년 한두리(24·사진)씨. 그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사흘 후인 4월 19일부터 20일 동안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 옆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그리고 지금, 한씨의 꿈은 ‘전면 수정’됐다.
 
“세월호 처리 과정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잠식하고 있는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답이 없는 사회를 형성한 병폐를 개선하고, 위기에 대한 지원체계를 세워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한씨의 관심사는 이제 법률 분야와 정책 쪽으로 방향을 옮겼다. 대학 졸업 후엔 로스쿨(법률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세웠다. 인권 변호사를 향한 꿈도 시동을 걸었다. 꿈이 구체화된 셈이다. 한씨는 요즘 중고등학생과도 자주 만난다. 올해 경남지역 학생신앙운동(SFC) 여부위원장을 맡아 중·고생을 위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들이 눈에 밟혀서란다. 또 전공을 살려 김해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심리 지원, 멘토링 봉사도 하고 있다. 이 역시 세월호 이후 시작한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논문도 준비 중이다. 그는 지난해 진도체육관에서 부산장신대 하정미 박사팀의 심리상담실 봉사를 도왔는데 거기서 축적된 기록을 토대로 연구를 실시, 1∼2년 내 하 박사팀과 국제적 저널에 논문을 기고한다는 계획이다.  

한씨는 봉사 마지막 날 세월호 가족과 작별인사를 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침마다 체육관 2층에 계시던 아저씨를 만났어요. 떠난다는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앙상해진 외모와 충혈된 눈으로 보시더라고요. 얼굴을 못 들고 눈물만 흘렸어요. 그리곤 다짐했어요. ‘아저씨, 부족하지만 열심히 살게요. 이 꺼진 촛불만큼 더 많이 나를 태워서 세상을 밝힐게요.’ 꼭 그렇게 살겠습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