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론

서구 사회복지실천의 발달과정 1. 영국에서 시작된 사회복지 (무단복제금지)

하정미 2018. 10. 3. 13:52

서구사회복지실천의 발달과정

하정미 저


서구의 사회복지실천은 영국에서 태동되어 1900-1920년대 전후 미국에서 전문직으로 확립되었으며 세계적으로 대공황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업과 빈곤에 허덕이던 1920년대 전후에서 1950년대 전후에 실천방법론이 분화되고 확립되면서 크게 발전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사회복지사들은 사회복지실천의 지나친 분화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활발한 통합의 움직임을 보였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사회복지실천의 다양화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1. 영국에서 시작된 사회복지: 사회복지실천의 태동기

 

이 시기 영국에서는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주류 종교인 기독교를 중심으로 강조되었다. 봉건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사회경제 시스템에 큰 변화를 겪었던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회의 권위계급으로부터 원조를 받았다. 빅토리아 시대에 와서 빈곤이 심화되자 조직화된 자선사업이나 박애적 사업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사회복지서비스가 시도되었는데 이러한 시기를 학자들은 사회복지실천의 태동기로 보고 있다. 우리는 이 시기를 그 특징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것이다.

 

1) 1기: 1200- 1500년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과부와 고아 그리고 병자들을 돕는 서비스를 주도하였다.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자 하는 소망과 타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소망을 바탕으로 자선을 실천하였다. 14세기 초에 빈민은 ‘일할 능력이 있는 자(able-bodied)’와 ‘일할 능력이 없는 자(destitutes)’라고 하는 단지 두 종류로만 구분되었다.

 

2) 2기: 1501- 1600년

16세기 초는 봉건제도에서 자본주의로 전환되며 생산자와 생산수단과의 역사적 분리과정을 통한 격심한 대중궁핍의 시기였다(김동국, 1996). 영국시민들은 일할 능력이 있는 걸인들을 구제하는 것에 회의를 느꼈고, 1531년 허가된 지역에서만 구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 제도가 실시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빈민을 보호하고 감독관을 지명하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였다. 교회는 구제금을 모아 일할 능력이 없는 자들을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구제는 빈민들의 상황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도움을 되지 못했다. 후에 이러한 구제의 책임은 교회로부터 정부로 이전되었다.

 

3) 3기: 1600- 1800년

1601년 사회복지 최초의 법 또는 구조화된 사회복지정책의 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구빈법/빈민법(Elizabethan Poor Law)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자격 있는 빈민(the eligible poor)을 위한 많은 보장을 제공하였으며 일할 능력이 있는 자들은 ‘작업장’에서 일하도록 강제하였다. 이 법에서 빈민은 세 가지 기준, 일할 능력 있는 자(able-bodied)와, 일할 능력이 없는 자(impotent poor), 그리고 아동(dependent child)으로 분류되었고 감독관에 의해 법이 집행되었다. 구빈법의 특징은 지방정부가 빈곤자를 원조하며 시설중심에서 지역사회중심의 구호로 변화하고 지금의 자산조사와 마찬가지인 까다로운 수혜자격심사와 원조의 수준이 최하 봉급액수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4) 4기: 1800-1900년

이 시기에 사회과학자인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의존을 조장하는 정부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맬더스(Malthus)는 많은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되면 빈민들은 더 많은 자녀를 낳으려 할 것이라고 하며 자선사업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빈곤, 질병, 문맹, 굶주림, 정신건강문제와 같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단체와 이타주의정신을 가진 개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구빈활동이 이루어졌다. 특히 서구 사회에서 기독교의 목사들은 기독교인들은 사회개혁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적 복음을 전하고 사회변화를 시도했으며 독일의 유대인들과 미국인들도 사회정의를 강조하는 사회개혁 움직임에 동참했다(Stuart, 2013). 현재 사회복지실천의 시작으로 간주되는 두 가지 갈래인 자선조직협회와 인보관운동이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당시 많은 자선 단체가 생겨나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 등 비효율적인 운영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자선단체들을 조직하여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증진하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자선조직협회가 생기게 되었다(Bisman, 2004). 먼저 1869년 영국 런던에 최초로 자선조직협회(COS; Charity Organization Society)가 탄생하고 미국에서는 1877년 뉴욕 버펄로에서 최초의 자선조직협회가 조직되었다.

한편 도시에 거주하는 빈민들과 이민자들을 사회화하기 위해 집단개입(group work)을 주로 사용했으며 사회행동(social action)을 대표하던(McNutt, 2013) 인보관 운동(SHM; Settlement House Movement)은 1854년 데니슨 목사가 주축이 되어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학생들과 슬럼가의 노동자들이 연합하여 빈곤문제에 대응하는 일종의 사회이상주의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최초의 인보관으로는 1884년 영국에서 시작한 바네트(Barnet)의 토인비 홀(Toynbee Hall)과 1886년 미국의 스탠턴 코이트가 뉴욕에 세운 근린길드(Neighborhood Guild; 현재의 명칭은 University Settlement)를 들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보관은 1889년 제인 아담스(Jane Addams)엘렌 게이츠 스타(Ellen Gates Starr)가 설립한 세운 시카고의 헐 하우스(Hull House)이다.

<참고> 자선조직협회와 인보관의 정신(Woodroofe, 1964; Bisaman, 2004 재인용)

 

-자선조직협회의 정신

“빈곤한 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진정한 소망... " - Woodroofe.

"나 스스로 타인의 삶의 모습을 바라보니 거기에는 빛이 없고 슬픔이 가득하여... 세상에 빛을 비추는 역할을 감당하고자 소망한다.” - Loch

 

-인보관 정신

“모든 사회개혁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의무를 실천하는 다양한 사회 계급을 아우르는 사회개혁을 위해 뭉쳐야 한다.” - Toynbee

 

아래 표<2-1>을 토대로 이러한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선조직협회는 빈곤의 원인을 무지와 게으름을 보았으므로 중복원조 금지의 원칙을 기초로 우애방문자들(friendly visitors)일대일 상담을 통한 빈민의 도덕성향상과 빈곤의 퇴치, 즉 복지와 안녕을 추구하였고, 인보관 운동은 빈곤의 원인을 산업화로 인한 착취의 결과, 특히 무직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으므로 소외된 계층에 대한 권한부여의 원칙을 기반으로 거주(residence), 연구조사(research), 개혁(reform)을 통한 복지와 안녕을 추구하였다.

또한 사회진화론과 자유주의 개량운동에 영향을 받은 자선조직협회원들은 자조윤리를 강조하며 빈민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자는 슬로건 하에 빈곤한 사람들에 대한 절제된 사랑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직접적인 물질적 원조보다는 자원봉사 조직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선호하였고 이들의 합리주의적이며 과학적 접근을 선호하는 미시적 접근방식은 개별사회사업의 기원이 되었다.

영국의 진보주의적 인보관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영국 성공회 소속의 사무엘 바네트 신부이며 대학생과 종교인, 지식인이 동참했다. 특히 인보관 운동가들 중에는 사회과학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들이 도시문제에 대한 연구에 기여하였다(McNutt, 2013). 그리고 미국의 아담스는 인보관이 점점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파편화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계층들 사이에 다리를 건설함으로써 삶의 목적이 필요한 자원봉사 거주자들과 더 큰 사회를 위해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믿었다(Addams, 1893; Stuart, 2013 재인용). 이러한 인보관 운동의 특징은 빈곤문제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보고, 그들과 함께 거주하며 빈부 간의 격차를 줄이고 사회개혁을 시도하였으며 빈곤한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증가에 초점을 둔 것으로, 거시체계의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선조직협회(COS)

인보관 운동(SHM)

유래

1869년 런던자선조직협회

1884년 Barnet의 토인비 홀

미국-1889년 아담스와 스타의 시카고의 헐 하우스

서비스 제공자

우애 방문자들(신흥 자본가, 중산층)

성직자, 대학생 등 지식인

취지

걸인들로부터 도시를 보호

지역주민과 하나, 사회개혁

빈곤에 대한 시각

무지, 게으름(개인의 책임)

자유주의 사회개량운동: 자조윤리강조

산업화 착취의 결과(사회구조적 문제)

빈곤의 원인은 무직

강조점

부모자녀간의 위계질서, 인도주의

형제 자매간의 우애

이념적 근간

사회진화론,

구빈법에 기반을 둔 사회통제적 기능

자유주의, 진보주의

계층별 도덕의 다양성

실천

중복원조 금지,

소외계층에 권한부여

방법

1 : 1 상담, 환자의 사후관리

거주, 연구조사, 개혁

발달

개별사회사업, 사회복지조사

집단사회사업, 지역사회조직

접근법

기능주의 궤도(사회진단)

원인론적 궤도

궁극적 목적

복지, 안녕의 추구

복지, 안녕의 추구

<표 2-1> 자선조직협회와 인보관운동의 비교

 

이들은 주로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이민자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며 아동을 학대와 방임으로부터 보호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두 갈래의 노력은 사회복지의 두 가지 목표인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원조와 사회변화를 위한 노력과 일치하며 이것은 사회복지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Edith Abbott가 언급한 ‘훌륭한 사회복지사는 사람들이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도록 도우며 동시에 그 구덩이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Abbott, 1919; Boyle 외, 2009; 6 재인용).’ 는 말로 잘 표현된다. 실제로 많은 사회복지사들은 단지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였고 보다 큰 맥락에서 클라이언트들이 사회의 규범 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특성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고 이민자와 빈곤자 그리고 사회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산층의 가치와 신념을 가르치며 그들을 사회화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들의 이러한 시도가 오늘날의 개별사회사업(casework), 지역사회개발(community development), 사회계획(social planning), 사회행동(social action)과 같은 사회복지실천으로 발전되었다(McNutt, 2013). 이러한 자선조직협회와 인보관운동은 사회복지실천의 발달 초기부터 개인과 환경에 동시에 관심을 갖는 이중초점(dual focus)을 제공하는 기초가 되었다.

 

5) 5기: 1900년 이후

새로 형성된 자선조직협회는 전문적 사회복지실천을 실천하기 시작했고 사회복지사 훈련을 실시하였다. 1898년 뉴욕 자선학교의 후원 하에 최초로 사회복지사 훈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