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사회복지실천의 발달과정 5. 사회복지실천의 다양화기 (무단복제금지)

5. 사회복지실천의 다양화기(1970년 전후-현재)

 하정미 저

   미국에서 1970년 중반부터 80년대는 복지예산의 비대화를 지양하는 보수정권의 영향으로 인하여 양적 또는 공적 영역의 사회복지의 성장이 멈추거나 일부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실천의 질적이며 사적인 영역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어 대표적으로 다문화와 젠더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였고 개업 사회복지사들의 수가 증가하였다. 1990년대에는 사회서비스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복지사자격증제도가 확립되었고, 많은 주에서 독립된 사회복지실천의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자격증 제도가 사적 영역에서의 사회복지실천을 촉진하였다.

   한편, 이 시기에는 사회복지실천에 대한 연구와 질적 향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고 사회복지실천모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여 많은 실천모델들이 출현하였으며 일반체계이론, 실존주의이론, 행동주의이론, 인지이론, 생태학적이론, 의사소통이론들이 개별사회사업의 접근법에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새로운 모델과 다양한 관점을 강조하였고 과제중심모델, 역량강화, 강점관점 등이 등장하였다. 또한 체계이론과 생태이론의 광범위한 적용으로 다양한 통합의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예로 골드스테인(Goldstein)의 단일화모델(unitary model), 콤튼과 겔러웨이(Compton & Galaway)의 문제해결과정모델(problem-solving process model), 저메인과 기터만(Germain & Gitterman)의 생활모델(life model), 역량강화/권한부여모델(empowerment model), 그리고 그린(Greene)의 레질리언스모델(resilience model) 등과 같은 통합모델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사회복지실천은 계속해서 전문화가 가속되고 있었고 사회복지실천가를 양성하는 학사와 석사학위 교육과정이 모두 증가하였으며 사회복지사의 자격요건이 강화되었다. 또한 사회복지전문가의 임상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주 원천인 미국의 건강보험체계가 관리의료(managed care)로 바뀌면서 단기치료 모델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증거에 기반을 둔 실천(evidence based practice)이 강조되었으며 기능주의 학파를 그 뿌리로 하고 있는 강점관점과 역량강화모델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0년대에 미국은 경제위기로 인하여 계속해서 실업자가 증가하였고 사회복지정책은 계속 축소되고 있었다. 또한 마약. AIDS, 홈리스, 가정폭력, 범죄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01년 911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발사건 이후 다문화 및 다양성, 그리고 국제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으며 재난과 위기개입, 이와 관련된 트라우마와 애도문제에 대한 개입과 연구도 확대되고 있다. 

 

6. 사회복지실천의 과제

 

   이 절에서 살펴본 바를 요약하자면 자본주의와 산업화의 발전으로 인한 빈곤과 아동학대,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질병 등과 같은 인간의 비참한 상황에 관심을 가진 사회복지실천가들은 미시적 초점을 둔 자선조직협회와 거시적 초점을 가진 인보관운동을 시작으로 하여 세계적인 대공황과 제 2차 세계대전, 과학 기술의 발달과 세계화와 같은 시대의 변화와 정책의 변화에 적응하며 클라이언트들을 돕기 위하여 노력해왔다. 사회복지실천이 미국의 자유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이며 개인주의적인 문화와 만난, 발전의 두 번째 단계인 1900년 이후에는 전문화와 함께 미시적 실천영역이 강조되었으며 1920년 전후부터인 세 번째 단계에서는 대공황의 영향으로 공적 영역의 사회복지가 크게 확대되어 거시적 실천영역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었으며 1940년대부터는 다시 미시적 영역이 크게 성장하여 사회복지실천방법이 분화하고 확립되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인 네 번째 발전단계는 1950년대 전후로 구분되었으며, 이 시기에는 미시와 중시, 그리고 거시를 포함하는 모든 분야에서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사회복지실천은 각 분야를 아우르고 각 이론과 기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1970년대 이후에서 현재까지로 구분된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각 분야의 다양화와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복지개입기술을 발전시키며 보다 전문적이며 통합적인 사회복지실천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그 특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서구의 사회복지실천은 그 발달의 초창기부터 개인과 환경에 대한 이중적 초점을 갖고 있고 그 관심의 폭이 넓고 다양하여 그 태생부터 통합적이며 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천학문의 특성상 클라이언트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개입하기 위하여 다양한 학문분야로부터 차용해온 파편화된 이론과 지식들로 인하여 사회복지실천가들은 통합된 이론적 기초를 형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회복지실천을 명확히 정의하고 사회복지사의 자기정체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러한 노력은 전문화와 통합에의 노력으로 이어져 한편으로는 사회복지사의 교육과 훈련과정, 그리고 자격제도를 강화하고 사회복지사의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복지 고유의 실천이론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노력과 전문화를 통한 세분화가 가속되었으며 개별사회사업, 집단사회사업, 지역사회조직, 사회개혁운동 등으로 각각 발전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세분화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과 클라이언트의 서비스제공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문제점을 낳았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사회복지실천가들은 다른 한편으로 파편화된 접근방식을 통합하기 위해 생태체계이론을 도입함으로 일반주의 사회복지실천을 위해 노력하였고, 개인과 집단, 내면과 외적인 측면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론과 기술을 통합하기 위해 통합주의 접근모델들을 개발해왔다(Larkin, 2005).

   한편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화가 가속되고 학문과 각 기술 분야에서도 통합 및 융합의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회복지실천도 점점 다양화되고 국제사회복지실천과 문화복지 등과 같은 새로운 영역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은 환경오염과 재난의 증가로 이어지고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채 다양한 정신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사회복지실천가들은 다시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클라이언트들의 원조자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 시대의 사회복지실천가들은 세계화, 통합적 실천모델,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실천, 사회복지교육, 자격제도, 전문적 정체성, 클라이언트에게 초점을 둔 관점, 정신건강문제, 문화적 다양성, 환경오염과 재난 등과 같은 이슈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이것에 대하여 함께 애쓰고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