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 오는 6월의 마지막 날 처칠에 관한 영화를 보고...

하정미 2023. 6. 30. 10:53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어젯 밤에는 비오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다 아침식사를 할 때 즈음에는 비가 조금 그치는 듯 했다. 식사를 하며 채널을 돌리다 "처칠"이라는 제목의 영화에 눈길이 갔다. 처칠이 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살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더 관심이 생긴 것 같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가 보기 시작한 장면은 처칠이 결전을 앞 둔 2틀 전 심한 우울증상으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을 많은 병사들에 대한 연민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과거의 실패로 인한 트라우마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처칠은 무기력감과 두려움 그리고 죄책감에 빠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도 그리고 동료도 그를 일으킬 수 없었다. 심지어 결전의 전날 처칠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날씨가 나빠서 내일 우리 병사들이 작전에 가지 못하게 해 달라고... 그런데 처칠의 연설문을 작성하기 위해서 타이핑을 해 주는 젊은 여성이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이 이번 작전에 나간다고 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처칠이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연설을 할 수 있었다. 처질은 마음이 연약하고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했고 그런 사랑의 힘으로 고난을 극복했다.  영화 속의 처질은 얼굴에 주름이 많고 뚱뚱한 몸애에 마치 불독같은 외모였다. 그러나 내 눈에 처칠은 너무 멋지고 사랑스런 사람으로 보였다.  

 

  올 해 6월은 내게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었다. 7월이 되면 상담소를 운영한지 만 4년이 된다.  많은 분들을 만나며 함께 울고 웃었다. 마음의 병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치료되어 종결한 분들도 많고 상담을 중간에 포기한 분들도 있고 계속 상담을 지속하는 분들도 있다. 하루에 두 세명 정도의 클라이언트를 만나며 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상담을 하고 나면 지치고 힘들지만, 좋아졌다고 하는 분들의 이야기에 다시 보람을 느끼며 힘을 낸다. 그런데 이번 6월은 유달리 힘들었다. 상담뿐 아니라 다른 주변 일들까지 내가 갈등을 해결하고 감당해야 할 일들이 엎치데 덮친 격으로 몰려왔다. 둘째주와 셋째주에는 미시 중시 그리고 거시 수준에서 5개 정도의 시스템과 분쟁 및 갈등이 있어서 애써 이야기하고 신경전을 겪어야만했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지만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틀 전 오후에 부대표는 외부에 일을 하러 나가고 혼자 있을 때 위경련이 일어났다. 아마도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었던 것 같다. 소파에 누워서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잠시 후 괜찮아져서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잠시 후 예약했던 클라이언트가 문을 열고 들어와 무사히 상담을 할 수 있었다. 오랫 동안 우울하고 무기력했던 클라이언트가 이제는 용기를 내고 미래를 위해서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내 마음이 밝아지고 아픈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클라이언트가 너무 멋지고 잘 생겨 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님께 감사했다.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부터 몸이 여기 저기 힘들었다. 허리도 아프고 몸이 무겁고 머리도 좀 멍하고... 아침에 예약한 클라이언트가 오후로 예약을 변경해 달라는 문자가 너무 반갑고 감사했다. 

 

  하나님! 저도 처칠처럼 많은 문제 속에서 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일을 이겨내고 좋은 열매를 맺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