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애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돕기
하정미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 탐욕으로 인해 환경은 점점 더 오염되고 기후는 불안정해져가고만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재난, 사고, 질병 등으로 상실하고 애도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애도과정은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고통스럽고 심지어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도록 한다. 1961년 Engel은 "애도는 질병인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실제로 애도는 극단적인 마음의 상태와 이로인한 심한 고통과 특이한 증상들로 인해 마음의 병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병이라고 보기보다는 상실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복하여 치유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개인적 특성에 따라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심한 고통과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주요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극단적인 경우 자살생각으로 고통받거나 자살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특별히 애도로 인한 심한 고통과 스트레스가 6개월 이상 치유되지 않는 경우 복합성애도(Complicated Grief)라고 불리는 마음의 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우리 자신이 애도를 경험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애도를 경험할 때 정상적인 애도의 과정과 그렇지 못한 경우를 구별하여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나 자신과 그리고 애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정상적 애도는 어떠한 것인가?
정신과 의사인 Zisook과 Shear(2009)에 의하면 정상적 애도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애도는 상태라기 보다는 과정이다.
애도과정은 전형적으로 죽음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따금씩 오락가락하는 과정이다.
애도의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그리고 행동적 어려움의 범위는 넓어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정도로부터 심한 고통과 역기능에까지 이른다. 극단적인 경우에 사별은 개인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쇼크, 고통, 상실, 분노, 죄책감, 후회, 불안, 두려움, 외로움, 불행, 우울, 이미지의 침범, 이인증, 그리고 압도된 느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처음에 이러한 고통스러운 감정과 절망은 동시에 나타나는 것 같지만 곧 그것은 특별한 자극이 없어도 물결과 같거나 간헐적으로 오락가락하는 형태로 바뀌고 나중에는 죽은 자를 상기시키는 구체적인 것으로 바뀐다. 건강하며 일반적으로 적응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정서적 롤러코스터를 경험하지 않으며 이러한 급성 애도의 강하고 조절되지 않는 정서를 당황스럽거나 심지어 부끄럽거나 두려운 것으로 여긴다. 만일 이러한 반응이 우세하면 이런 상기시키는 것들을 회피하거나 정상적 애도과정을 방해할 수 있는 자극을 과잉 통제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애도는 결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쉽게 구별되는 두 가지 종류의 애도의 형태가 있다.
1) 급성 애도(acute grief): 죽음 후 초기에 발생하며 극심한 고통과 종종 일상에서는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과 정서를 나타낸다. 이러한 증상은 심한 슬픔과 울음, 다른 유별난 불쾌한 정서, 고인에 대한 생각과 기억에 대한 집착, 자율신경 기능장애, 집중력장애, 타인과 일상적인 활동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고인에 대한 애도와 별도로) 등이다.
2) 통합된 또는 지속된 애도(integrated or abiding grief): 고인은 어렵지 않게 생각나지만 종종 슬픔과 그리움을 동반한다. 급성애도에서 통합된 애도의 전환은 고인이 사망한 후 몇 달 내에 시작된다. 이 동안 치유가 시작되며 사별자는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방법을 발견한다. 그 죽음의 실제와 의미가 이해되고 사별자는 다시 즐겁고 만족스러운 관계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애도가 통합되어도 그들은 그들이 잃어버린 그 사람을 잊지도 슬픔이 없어지지도 고인을 그리워하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다. 상실은 자서전적 기억과 생각으로 통합되며 고인에 대한 기억에 더 이상 집착하게 되거나 그것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급성 애도가 몰려오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
5. 애도는 고인과의 이별에 관한 것일 뿐 아니라 고인과의 새롭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의 지속되는 관계를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 사별자는 점차로 사랑했던 사람을 죽은 것으로 자신의 삶에 다시 수용하는 법을 배운다.
(1) 생존자들에게 나타나는 관계에서의 변화는 실제로 살아서 숨쉬는 사람과의 관계가 상실된 것이므로 그 사람에 대한 실제적이며 상징적이고 내면화되며 상상적인 관련성의 몇 가지 수준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관계의 다른 형태들이 남아서 계속 발전하고 변화한다. 따라서 사별자가 고인에 대한 꿈을 꾸는 것, 많은 사람들 속에서 고인을 찾으려고 하거나, 고인이 함께 있다고 느끼거나, 고인이 자신을 보고 있거나 자신을 보호해주고 있다고 느끼거나 고인과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2) 급성 애도의 기간 동안 종종 고인에 대한 환시나 환청이 발생한다.
(3) 어떤 사람들은 옷이나 글, 아끼던 물건, 반지 등과 같은 대상을 통해 유대감을 가지며 또 어떤 사람들은 동일시 현상이나 고인의 사명을 이어가거나 기념하는 자선활동이나 고인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다른 사람을 통해 고인의 생명이 지속된다고 생각하며 고인과의 관계를 지속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무덤을 찾아가거나 초를 켜서 기억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4) 사별자들은 고인과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지 않아도 되며 그것이 완전히 수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관계의 지속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안도감을 느낀다.
이러한 애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청한다면 공감적 지지를 제공해야 하며 그들의 반응이 상실에 대한 정상적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Zisook, and Shear, 2009).
복합성 애도는 어떠한 것인가?
Zisook과 Shear(2009)에 의하면 복합성 애도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증상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급성에서 통합된 애도로의 전환에 실패함으로써 초래되는 이 증상은 사별자의 약 10%에게 나타난다.
특징: 급성애도가 지속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무기한적일 것이다.
분리에의 어려움(separation distress)- 고인에 대한 강한 그리움과 갈망과 함께 반복되는 감정적 극심한 고통과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생각에 집착함
외상적 고통- 죽음, 분노, 쓰라림, 고통, 고인과 관련한 생각의 침범, 고통스러운 상실을 상기시키는 것에 대한 확연한 회피
복합성 애도의 특징은 죽음을 수용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강한 분리와 외상적 고통이 6 달 이상이 훨씬 넘도록 지속될 수 있다.
복합성 애도를 겪는 사별자들은 자신의 삶의 주된 초점이 되는 강한 갈망과 그리움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경험하게 되며 이것에는 필연적으로 슬픔과 좌절 그리고 불안이 동반된다.
이들은 자신의 애도를 두렵고 수치스러우며 이상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 끝났으며 계속되는 고통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편 그들은 자신이 사랑했던 고인과의 남겨진 관계는 애도가 전부라고 느끼므로 애도가 끝나기 원하지 않는다.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부적응적 행동은 고인과 관련된 활동에 과도하게 참여하는 것이며 반대의 경우 지나치게 회피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고인에 대한 집착은 공상이나, 무덤에 앉아있기, 또는 물건들의 재배치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사별자는 사랑했던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이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을 기억하게 하는 활동이나 상황을 피하려고 할 수 있다.
빈번하게 복합성 애도를 겪는 사람들은 이전에 친밀했던 사람들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과 이질감을 느낀다.
이렇게 상실이라는 사건이 발생한 후 6개월 이상이 지나서 이러한 특성을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관심과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을 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살펴보아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 밀어야 할 것이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
참고
Zisook, Sidney, and Shear, Katherine, 2009, “Grief and bereavement: what psychiatrists need to know.” World Psychiatry 8: 6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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