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님!
직접 뵙지 못하고 지면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정원 감축으로 인한 학과 통폐합... 어쩌면 당연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두 학과의 정체성과 비전을 이어갈 학과의 명칭이 왜 글로컬복지신학과인지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학과명은 두 학과가 다 정체성도 비전도 잃어버리고 함께 세상에서 조롱받고 밟히는 먼지가 되어 잠깐이라도 시간을 벌어보자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수개월 간 총장과 이사장이 모두 부재인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특히 사회복지학과는 매우 좋은 평을 받고 수년전만 해도 매우 좋은 등급을 교육부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요? 이 문제는 단시간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서서히 신앙과 자기의 일차적이 과업과 책무를 망각하고 세상적인 초점으로 부차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엉뚱한 데에 정신을 팔아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학교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도 책임지려는 사람 하나 없이 그냥 그대로 시간만 벌려는 태도로 우리학교가 폐교를 면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직도 제가 보기에는 아무도 뼈저린 자기반성이 없는 듯 합니다. 그냥 변명과 거짓말과 임기응변으로 지금 이 순간만 어떻게 모면하고 혹시라도 자기 밥그릇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총장님!
이게 진정 크리스챤의 모습입니까?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돈과 명예를 돌처럼 생각하고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해서 자기를 내던져야 하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학교에 왜 학생들이 입학하지 않는 지 정말 깊이 고민해보셨는지요? 이게 단순히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세상 사람들이 우리학교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 아시나요? 밖에서 보는 사람들 눈에는 우리의 상태가 객관적으로 더 잘 보일 것입니다. 지금의 모습은 우리학교의 존재 의미를 심히 의심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우리 학교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습니다. 왜냐면 저는 제 사명을 믿고 15년째 저의 지위와 처우에 눈을 감고 학교와 학생들을 제 전부로 알고 사랑하며 강의하고 상담해왔습니다. 저는 싱글 여성의 입장으로 제 외동딸까지 "엄마는 나 보다 제자들을 더 사랑해!"라는 원망을 들으며 무남독녀로써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안고 그 간의 모든 제 삶을 다 바쳤습니다. 아직도 저는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회개하고 개혁하면 다시 일어서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님께서 도우실 거라고 믿습니다.
공지하신 총장님의 말씀을 읽고 제 마음이 무너집니다. 총장님의 문제 인식에 억장이 무너지고 학교를 살리겠다는 말씀도 그냥 면피적인 말로만 들립니다.
총장님!
하나님께서 우리학교를 그리고 우리 사회복지학과를 세우신 뜻을 고려해주시길 소망합니다. 조롱당하고 밟히는 크리스챤이 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죽음이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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