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미- 헤이븐정신건강상담소&연구소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박사, 샌디에고주립대학교 사회사업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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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심리 및 상담

김창대학생의 사례분석 연습문제 모범답안- 정신분석이론의 적용 2

하정미 2018. 5. 12. 16:27

 55세의 샘은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굉장히 활발한 사교활동과 사회생활을 해온 남자이다. 자기 스스로가 열심히 일해왔고 강하고 자기 일을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았을 때 진취적, 목표지향적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샘은 요 근래 눈이 나빠져 수술을 했고, 수술 이후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여동생에게 의존했던 그 기간 직후 일어난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심리학적 이론이 적용 가능한지, 그리고 사회복지적으로 어떻게 샘에게 접근 가능한 지를 살펴보자.

 우선 샘이 작은체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보았을 때 아들러가 말한 신체적 결함으로 인한 열등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가장 물리적으로 확실하게 눈에 띄는 열등감의 요소인 신체적 결함은 자칫 잘못하면 비관적인 자기해석을 불러와 목적성을 상실하고 역기능적 생활양식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샘은 오히려 이 열등감을 잘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아들러가 말한 우월성의 추구, 완벽함의 추구에 대한 욕구가 샘의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고 이는 샘의 가상적 목표에 영향을 주어 샘이 더욱 진취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사회복지의 강점관점으로 바라볼 때, 샘은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고 자신의 열등감을 충분히 극복해 온 경험을 통해 이후의 문제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샘은 자신이 노화를 거부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는 대목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융의 이론에서 보았을 때 보존원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샘은 나이가 55세에 접어들었는데, 이는 융의 발달단계 이론에서 보았을 때 서서히 자신의 내면적 세계로 초점이 맞춰가기 시작함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층을 파고들어 진정한 자기(self)의 대한 탐구가 진행되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샘은 아직 자신의 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전의 젊음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만약 이 같은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경우 샘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비관할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를 보일 수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아통합을 이뤄가야 하는데 이는 자신이 겪은 인생의 각각의 경험적 요소들을 지금 현재의 나라는 그릇 안에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 통합을 이룬 사람은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통합적으로 바라봄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마주하는 데에 두려움이 없게 되지만 만약 샘이 계속해서 자신의 나이들어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결국 에릭슨의 발달단계이론에 근거하여 절망감에 빠질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샘은 여동생에게 의지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데, 샘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이며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믿음체계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샘은 그 믿음체계로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해오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수술로 인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샘에게는 충분히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샘은 아들러가 말한 사회적 관심을 잘 형성하지 못한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잘 형성되어 있는 사람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이타적이지도 않은, 적절한 중용을 지킬줄 아는 사람이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타인과 교류하고 때로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문제는 타인의 도움을 받고 이를 무시하고 없던 일로 하는 태도일 것이다. 샘은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나치게 자신에게 몰두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겠으나, 이는 타인의 도움에 대한 유동적 사고를 가지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이 결여되게 된다면 개인은 자신의 목표를 이룰 때에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며 이는 신경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샘은 자신의 신체적 결함에서 오는 열등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 예컨데 직장에서의 성공, 자신이 이룬 업적 등에 몰두함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

 특히 요 근래 경험한 이혼이라는 중요사건은 샘의 문제를 더 크게 자극시킨 요소가 될 수 있다. 샘은 쉽게 말해 최근에 버림받음을 경험을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만약 자신이 눈이 멀어버려 맹인이 되어 버린다면, 이때까지 자신이 노력해서 쌓아왔던 업적들, 성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리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여동생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 밖에는 없었으니, 샘은 아주 힘든 심리적 불안을 호소할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복지사는 어떻게 개입해야 할까, 우선 사회복지사는 실천 이전에 샘에게 맞는 실천관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샘은 자신이 이룬 업적이 많고 자존심이 높은 사람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는 샘의 병리적 문제에 관점을 둘 것이 아니라 샘과 함께 강점을 찾아나가면서 샘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강점관점을 취하는 것이 유용해 보인다. 우선 샘은 이혼과 규모 없는 생활로 모아둔 돈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병원비를 걱정한다고 했다. 저축한 돈도 없어서 경제적 측면에서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우선 사회복지사는 샘이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지원체제를 찾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중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복지사는 샘이 어느 정도 여동생에게 의존하지 않고 다시 생활을 회복하게 될 때를 고려하여 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보건기관이나 노인복지기관을 동원하여 줄 수 있는 동원가의 역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할 사항은, 샘이 전적으로 사회복지사에게 의존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란 본래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복지사와 함께 공동의 목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암묵적으로 합의한 동반자이다. 때문에 사회복지사는 개입 과정에서 샘이 낙인되지 않도록 적절한 범위를 지켜가며 개입할 필요가 있다.

 또 샘이 자녀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샘에게는 가족상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사는 샘의 자녀들을 사회복지실천의 행동체계로 이끌어 들일 수 있어야 한다. 행동체계란 클라이언트의 표적체계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자원이 되는 체계인데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샘의 가족들을 직접 만나 그들에게 합의를 이끌어 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상담소를 연결시켜 지속적인 가족상담을 통한 가족간의 의사소통의 회복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